타파스 사업 종료, ‘결정만 남고 책임은 사라지는’ 카카오식 경영 반복 본문
핵심 임원들은 퇴사 예정…후속 업무는 구성원에게 전가 우려
카카오지회 “사업은 접어도 설명과 책임까지 접어서는 안 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지회)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사업 종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성원과 이용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책임 있는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사업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이번 사업 종료에 따른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조직 및 인력뿐만 아니라, 향후 진행 방향에 따라 외부 제작사와 협력업체, 작품을 함께해 온 작가 등 콘텐츠 생태계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지회가 문제 삼는 것은 사업 종료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반복되는 책임의 부재다. 복수의 내부 제보와 구성원 증언에 따르면 실무 담당자들에게는 인수 이후 타파스 사업의 손익구조와 누적 손실, 부채 규모 등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 언제부터 손실이 확대됐는지, 어느 시점에 사업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했는지, 어떤 논의를 거쳐 종료 방향이 정해졌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예산 집행 중단과 비용 회수 등 사업 정리 단계의 조치는 빠르게 진행됐다. 설명보다 결정이 먼저였고, 소통보다 정리가 먼저였다.
더 큰 문제는 사업과 재무, 본사와 현지 간 주요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해 온 임원들이 사업 종료 국면에서 잇따라 조직을 떠날 예정이라는 점이다. 카카오지회는 실패 원인에 대한 분석과 충분한 인수인계 없이 주요 책임자들이 먼저 회사를 떠날 경우, 계약 정리와 재무 정산, 법률 검토, 법인 청산 등 복잡한 후속 업무가 결국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돼 있던 구성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용 문제도 마찬가지다. 일부 인력은 기존 사업조직으로의 이동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으며, 재배치와 희망퇴직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적인 인력 이동이 먼저 진행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지회는 사업 종료 결정만 내리고 구성원의 고용과 후속조치를 사실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타파스를 이용해 온 북미 이용자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다. 서비스 종료가 추진된다면 회사는 종료 시점과 절차, 유료 재화와 구매 콘텐츠 이용 여부, 환불·보상 기준, 계정과 데이터 처리 방식 등을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 연재 중인 콘텐츠와 작가·독자 간 서비스 연속성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카카오지회는 “내부 구성원들조차 종료 일정과 후속 절차를 충분히 알지 못한다면 이용자 보호 방안이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회사의 판단으로 서비스를 종료할 수는 있지만 서비스를 믿고 시간과 비용을 지불한 이용자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카카오 공동체에서는 이 같은 ‘결정은 남고 책임자는 사라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카카오지회는 홍민택 전 CPO 퇴사 당시에도 “책임 있는 설명과 쇄신보다 경영진의 조용한 퇴장만 이어지고, 그 혼란과 부담은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홍 전 CPO는 퇴사 과정에서 올해 상반기 약 28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카카오지회는 타파스 사업 종료가 불과 몇 달 만에 같은 문제를 다시 보여주는 사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지회 관계자는 “회사가 사업을 접을 수는 있다. 그러나 설명까지 접어서는 안 된다”며 “실패한 사업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결정에 참여하지 못했던 노동자들에게 정리와 후속 업무만 떠넘긴다면 그것을 책임경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왜 사업을 종료하게 됐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됐는지, 누가 후속절차를 책임질 것인지부터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며 “구성원의 고용과 이동 원칙, 이용자의 권리보호 방안 역시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지회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타파스 사업 종료 결정 과정과 경영 책임에 대한 설명 ▲영향받는 구성원 규모와 고용대책 공개 ▲재배치·희망퇴직 등 인력운영 기준 공개 ▲계약·재무·법률·법인정리 등 후속 업무 책임주체 지정 ▲이용자 환불·콘텐츠·데이터 보호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카카오지회 서승욱 지회장은 “설명 없는 결정, 책임 없는 퇴장, 남겨진 구성원과 방치되는 이용자. 이제 카카오 공동체는 이런 낡은 경영의 구태와 결별해야 한다”며 “타파스 사업 종료를 또 하나의 ‘결정만 남기고 책임은 사라지는 사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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