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뱅’ 노조 인터뷰 “조직문화 점점 경직…비정규직 차별 해소” 본문

뉴스

‘카뱅’ 노조 인터뷰 “조직문화 점점 경직…비정규직 차별 해소”

크루와 함께 성장하는 krewUnion 2021. 7. 4. 03:18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 있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 유니언’ 사무실 앞에서 지난 15일 노조 스태프인 한장현씨(왼쪽· 닉네임 Leo)와 백웅씨(MJ)가 조합원 가입을 홍보하고 있다.  

 

카카오의 금융 자회사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요즘 ‘잘나간다’. 영업 개시 3년차인 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당기순이익 137억원)했고,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1136억원).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300만명에 달한다. 설립 준비 때 100명에 못 미쳤던 직원 수는 올해 1000명을 넘어섰다. 지난 17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아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다. 업계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20조원으로 추정한다.

 

회사의 급속한 성장 이면에선 구성원들의 불만이 싹트고 있다. “이제 겨우 5년차인 회사지만 조직문화가 많이 변했다. 회사가 가치로 내세웠던 소통과 공유, 수평적인 문화가 폐쇄적이고 수직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기존 기업의 수직적 구조에서 느꼈던 압박과 부조리를 닮아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국내 대기업 5곳을 다니다 카카오뱅크 설립 준비 때부터 참여한 백웅씨의 말이다.

 

이런 생각에 공감한 노동자들이 지난 3월24일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정식 명칭은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 유니언’ 카카오뱅크분회(카카오뱅크노조). 개발자 출신으로 임시분회장을 맡은 한장현씨는 “개발자는 이직이 잦다. 전에는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직하고 말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직한 회사에 노조가 없으면 똑같은 문제가 또 발생할 것”이라며 “IT업계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판단에 노조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 있는 카카오지회 사무실에서 카카오뱅크노조 스태프인 한씨와 백씨를 만났다.

 

카카오뱅크도 비정규직 차별 문제가 있다. 직원 1000여명 중 20%가량이 고객상담과 후선 업무를 하는 계약직이다. 계약직 노동자들은 주로 서울역 근처에 있는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유사한 업무를 하는 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일한다.

 

회사 설립 초반에 급여와 복리후생에서 개발자 등 다른 정규직과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정규직으로 고객서비스 노동자를 뽑은 카카오뱅크는 이후 이 업무에 최저임금 수준을 받는 계약직을 채용한 뒤 2년 내 계약을 해지한다. 정규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서다. 백씨는 “정규직과 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 사례를 제보받아 사실을 확인 중”이라며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지 고민 중이다. 회사와도 대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이다.

고객상담 업무는 아웃소싱 업체에도 맡겨져 있다. 카카오뱅크는 초기에 자체적으로 상담 업무를 운영하다 회사가 커지자 외부업체에 맡겼다.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가 500명쯤 된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협력사도 원청 지시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아예 다른 회사 문제라고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또 카카오 산하 법인마다 비정규직이 소수라 이들의 목소리가 묻힐 수 있다”며 “노조를 만들 때 특정 직군·영역을 울타리 지은 게 아니기 때문에 비정규직 문제도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지회 산하에 비정규직분회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직장 내 괴롭힘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네이버 직원이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카카오뱅크노조에도 직장 내 괴롭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부서에서는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카카오뱅크는 포괄임금제를 유지하고 있어 연장근무에 대한 보상이 없다. 백씨는 “월 법정 최대노동시간을 초과할 것 같은 직원에게 연장근무한 시간을 입력하지 말라고 하는 등 법 위반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노조는 포괄임금제 폐지와 성과·평가 기준의 투명한 공개, 징계·인사위원회에 노조 추천 인사 참여 등을 요구한다.

백씨는 “회사 설립 초기 경영진을 포함한 직원 대다수가 작은 회의실에 몰려 앉아 의견을 나누고 나아갈 방향을 잡았다. 이제는 회사 내부 게시판에 본인 의견을 올리는 직원도 찾기 어렵다”며 “초기 문화로 돌아간다면 직원들이 훨씬 행복하게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정대연 기자
출처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106222059005

 

0 Comments
댓글쓰기 폼